한국IT산업의 멸망, 김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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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게 본 이 책의 글귀 1 : 국내 포털 서비스의 문제점 지적]

포털 경쟁에서 승리하여 사용자를 자기 사이트에 머물게 만들기 위해서는 서비스의 백화점이 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유행하고 있는 서비스라면 뭐든지 끼워넣었고 망한 업체들의 쓸 만한 비즈니스 모델까지 경쟁적으로 가져와서 추가했습니다. 이래도 부족함을 느끼자 결국 서로 서비스를 베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모든 포털들은 자기 사이트에 없는 서비스가 없게 만들면서 서로 닮아가고 있습니다.

(중략)

왜 미국 기업인 구글이 한국에서 성공해야 할까요? 거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네이버는 한국의 검색 분야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구글은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글은 네이버와 몇 가지 면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네이버는 내부에 쌓아놓은 자사 전용의 데이터를 위주로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폐쇄적인 서비스입니다. 네이버는 또 내부의 데이터를 외부 사이트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철저히 막아놓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구글은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소유하지 않습니다. 구글이 인수한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는 자기 데이터를 외부에서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습니다.

포털들은 부족한 검색엔진의 성능을 높이는 대신 자기들이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내부 데이터를 확보하여 검색 결과를 개선시켜왔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찾지 못했을 뿐이지 포털 외부에는 언제나 엄청나게 많은 양질의 데이터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네이버 관계자가 네이버에서 자체 콘텐츠를 확보하게 된 것은 외부에 쓸 만한 콘텐츠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 이것은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를 모독하는 발언일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검색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고백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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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게 본 이 책의 글귀 2 : 이동통신사의 현실 안주에 대한 비판]

1위 기업인 SK텔레콤이 통신 시장을 장악하여 소비자의 권리를 무시하고 있는 동안 그나마 KT는 아이폰을 도입하여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이런 KT가 초일류 기업으로 살아남으려면 모든 기득권을 포기해야 합니다. 유선전화 보호 정책을 포기하고 오히려 인터넷전화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 전 세계를 상대로 인터넷전화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까지 판매에 나서야 합니다.

휴대폰망 유지 정책도 포기해야 합니다. 와이브로를 최우선 정책으로 전환하여 하루빨리 실질적인 전국망을 완성해 무선인터넷 생태계를 활성화하여 사용자와 개발자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동형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진 업체들을 적극 후원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체가 부흥하고 웹 환경도 무선인터넷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혁명적으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후략)

그러나 이런 이상주의자의 요구는 실현되기 힘들겠지요. KT 안의 유선전화 사업부, 휴대폰 사업부 그리고 콘텐츠 사업부 등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내부의 반발을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휴대폰 제조 업체를 통제하고, 콘텐츠 제공자를 틀어쥐고, 사용자들을 묶어둘 수 있는 현재의 우월적 지위를 놓치고 싶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괜히 위험부담 많은 일에 뛰어들지 말고 그냥 기발한 마케팅 정책을 수립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매진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요? 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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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전개 순서]
1. 국내 IT 업계의 각 분야별 문제점 지적
2. 게임의 법칙을 뒤흔들 수 있는 존재, 아이폰의 등장에 따른 통신 업계의 지각 변동과 이에 대한 국내 대응 방안
3. 그 와중에 한국이 관심갖는 한정된 영역의 한계와 서비스 품질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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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서평]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IT 업계의 특성상 이 책은 2022년 기준으로 11년씩이나 지났으니 지금 읽으면 '에이, 언제적 얘기를 하고 있어?' 싶을 내용이 많을 수 있는 건 감안해야 한다고 생각. 반면 당시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금에 이르도록 개선된 바가 없는 게 존재하는 점 또한 불편한 진실. 소비자 입장에서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는 가격 대비 조악한 품질 등의 문제점을 IT의 불만제로 버전으로 짚어줌.